이번에 읽은 책은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라는 작품이다.
책을 선정한 이유
헤르만 헤세라는 작가는 《데미안》으로 많이 알려져 있고 나 역시도 《데미안》말고 다른 작품을 접한 것은 처음이였다
읽게 된 배경은 별게 없다
며칠전 아는 사람에게 같이 독서토론을 하자는 연락을 받았고 방학이라 할 것도 없었는데 잘됐다는 생각으로 같이 하자고 했다
이미 독서토론의 첫 책으로 《싯다르타》라는 책을 골라놓은 상태라 어떤 내용의 책인지도 모르는 채로 일단 구입해서 읽어봤다
줄거리
바라문의 아들인 주인공 '싯다르타'의 (조금 찾아보니까 책에 나오는 세존 고타마 즉 부처의 풀네임이 '고타마 싯다르타' 였다 저자는 의도해서 주인공의 이름을 싯다르타로 정한 것으로 보이며 이 책에도 세존 고타마가 따로 나오기 때문에 부처의 일대기를 다룬 책은 아니다) 일생을 그리며 끝 없이 사색을 거듭하고 '깨달음'을 찾아 헤매는 내용의 글이다. 아버지 곁을 떠나 사문의 생활을 하며 스승을 만나고 배울 것이 없다고 느껴 부처의 가르침도 들어봤지만 싯다르타는 부처의 가르침에서 모순점을 발견하고 그 누구의 가르침으로도 열반에 오를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고빈다와 작별을 고하며 혼자만의 길을 간다. 스승을 계속 해서 바꿔가며 스스로의 생각 혹은 철학을 바꾸기도 하고 깨달음을 얻기도 하지만 결국 쾌락에 빠져 돈과 같이 세속적인 것에 물들어 타락한다. 하지만 스스로 내면의 소리를 듣고 다시 속세를 떠나 한 뱃사공 집에 머물며 강이 하는 말을 듣고 결국은 부처와 같은 열반에 오르게 된다.
총평
처음 몇페이지까지는 정말 읽기 싫었다.. 정말 지루했고 책장 넘어가는 속도가 너무 더뎠다. 어떤 다이나믹한 사건이 벌어지는 것도 아니고 뒷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는 것도 아니며 문체가 엄청 아름답게 적혀있는 것도 아니였다. 하지만 1부를 지날때쯤 되면 재미가 생긴다기 보다는 한 사람의 일생을 너무나 머릿속으로 그려내기 입체적으로 설명 해놓아서 마치 내가 싯다르타가 된 채로 일생을 회상하고 있는 느낌마저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싯다르타 안으로 들어가 책을 읽다보면 그때부턴 재밌는 소설을 읽을 때 처럼 책을 놓기 싫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고 그 깨달음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에서는 하이라이터를 안치고 넘길 수가 없을 정도로 와닿는 문장들이 많았다.
소설 자체가 짧지만 책이 주는 메세지나, 교훈은 분명하기 때문에 한번쯤 읽어보는 것을 추천할 만한 책인것 같다. 특히,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가는 어떤 사업가 혹은 항상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남들과는 다른 방향, 조금은 특별한 방향으로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꽤나 많은 교훈을 주고 얻어갈 점이 많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깨달음
지식은 전달할 수가 있지만, 그러나 지혜는 전달할 수 없는 법이야. 우리는 지혜를 찾아낼 수 있으며, 지혜를 체험할 수 있으며, 지혜를 지니고 다닐 수도 있으며, 지혜로써 기적을 행할 수도 있지만, 그러나 지혜를 말하고 가르칠 수는 없네
이 책이 주는 메세지는 분명하다. 이 글의 제목과 같이 '지식은 전달할 수 있지만, 지혜는 전달할 수 없다' 즉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필요한 지혜는 본인이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절대 깨달을 수 없고 이에 있어서 그 누구도 도움을 줄 수는 없다. 사실 나는 이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사람이다. 조언을 듣지 않는 다는 것은 아니지만 똥인지 된장인지는 꼭 찍어먹어봐야 아는 그런 사람이였다. 나랑 가까운 사람들은 내가 '할지 말지 고민하지 말고 일단 해보고 나중에 후회해 그럼 거기서라도 얻는게 있겠지 근데 아무것도 안하면 얻는 것도 없고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만 할 뿐이야' 라고 말하는걸 자주 들었을 것이다. 이 글에서 하는 말이랑 일맥상통 하는 말이다. 어째든 본인이 직접 경험해보지 못하면 아무것도 깨달을 수 없다는 걸 항상 알려주고 싶어했다.
다만, 내가 이 책을 통해 반성한건 왜 이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았던 '나'라는 사람이 누군가 고민을 털어놓을때 자꾸 조언을 해주려고 했다는 것이다. 조금은 책에서 벗어난 사담을 하자면, 나는 가까운 사람일수록 일명 'T'처럼 말하는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대답을 늘어놓는다. 위로나 그저 들어 주는 것은 당장은 감정에 도움이 될지라도, 결국 아무것도 해결 되지 못한 상황이 남겨지기 때문에 전혀 득이 될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 경험에 비슷한 사례가 있다면 그 경험에 비추어 '이렇게 해보는건 어때?' '저렇게 해보는건 어때?' 라며 조언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하나를 보더라도 수천가지의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어떻게 내 경험에 비추어 설명한다고 그게 정설이 되고 사실이 되겠는가? 결국 본인이 경험해보지 못하면 그 결과도 알 수 없고 예측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럼 현실적인 조언이나 해결책이 그 사람에게 도움되는 것이 하나도 없지 않은가?'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전하려는 메시지와는 살짝 멀어졌지만 이제 나는 조언 하는 것을 멈춰볼까 한다. 그저 누가 하는 말을 들어주고 그에 대한 조언 혹은 해결책을 제시하기 보다는 경청해주고 위로해주며 감정을 추스리고 스스로 생각 할 수 있게 도움을 줘 볼까한다. 지금 적은 이 생각이 어쩌면 잘못된 것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행동 했을 때 들려오는 상대방의 피드백에 따라 말투나 행동을 바꿔가며 또 과거와 같이 조언하는 것이 더 옳은 것 같다고 생각이 들면 다시 돌아가면 되는 일이다. 그때는 또 하나의 경험에서 배운게 되겠지...
두번째로 배운점은 '싯다르타'는 항상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을때 부정하지않고 바로 수긍한다는 것이다. 이건 사실 책을 쓴 저자가 독자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세지나 교훈은 아니다. 그냥 내가 책을 읽다가 나한테는 결여되여 있지만 싯다르타는 갖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나 또한 평소에 사색을 많이하고 외적으로 보이는 내 태도나 내적인 철학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는 편이지만, 어떤 새로운 사실을 알게되고 이미 정립 돼 있던 내 철학을 변경 할 때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린다. 처음에는 부정도 해보고 어떻게든 새로운 생각에 대한 빈틈을 찾으려고 애쓴다. 아무래도 사람은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이 습관을 바꾸기 쉽지 않은 것, 하루하루의 루틴을 깨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습관이나 루틴이 깨지는 순간 사람은 뇌를 사용하게 되고,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피곤해지기 때문에 쓸데없는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동물들은 진화했다. 나 역시 지금까지 생각해온 철학 혹은 지식을 재정립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이다. 하지만 싯다르타는 달랐다. 딱 깨달음을 얻는 그 순간 싯다르타는 뒤 돌아보지 않고 바로 본인의 철학을 180도 바꿨으며 그에따라 행동도 다르게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빠르게 본인이 잘못 생각한 것을 인정하고 즉각적으로 태도와 생각을 바꾸는 것이 정말 배울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싯다르타를 읽으면서 이런걸 배울 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진짜 0.001%도 안될거라고 생각한다 ㅋㅋㅋ 누가봐도 저자가 이런걸 의도하지는 않았으니까 ㅋㅋㅋㅋ 내 문학적인 소양이 부족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그냥 특이한건지 잘 모르겠다 근데 뭐,, 어째든 난 소설문학을 읽었고 이에 대한 해석이나 생각은 독자 자유니까...!!!)
책에서 사랑에 대한 깨달음도 나오는데 대충 '이세상 모든것을 업신여기지 않고 경탄하는 마음과 외경심을 가지고 보라' 이런거였는데 이부분은 크게 인상적이진 않았어서 넘어가도록 하겠다
사실 이책에서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메시지는 하나 더 있다. 시간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동시성과 영원성에 귀결된다는 것을 강에게 배우는데... 그와 동시에
모든 진리는 그 반대도 마찬가지로 진리이다', '진리란 오직 일면적 일때에만 말로 나타앨 수 있으며, 말이라는 겉깝질로 덮어씌울 수가 있다
라는 구절이 나온다. 하... 이부분은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었다. 특히 저 시간과 관련된 부분은 정말로 내 머릿속으로는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나중에 내가 책을 좀 더 많이 읽고 문학적인 소양을 지금보다 많이 쌓았을 때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어보고 이해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아니면 같이 독서토론 하기로 한 사람들 중 이해한 사람이 있다면 말로 좀 풀어 설명 해 줬으면 좋겠다 ㅋㅋㅋㅋ
후..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올때까지 열심히 책을 읽어보자..!!
이번 독후감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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